들어가며: 일본을 둘러싼 바다 위의 긴장
안녕하세요. 오늘은 뉴스에서 자주 들리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쏭달쏭했던 ‘일본의 영토분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일본이 우리의 고유 영토인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부르며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일본이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 독도뿐만이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일본은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과 복잡한 근현대사로 인해 주변 여러 나라와 바다 위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 총리의 발언이나 주변국의 군사 활동 등으로 인해 이러한 분쟁 지역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이 현재 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주요 영토분쟁 지역 4곳을 골라, 그곳이 어디이고 왜 싸우는지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독도 (일본 주장: 다케시마)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우리의 땅, 독도입니다.


- 위치와 중요성: 독도는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한 화산섬으로, 동해의 한가운데 위치해 있습니다. 주변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 황금어장을 이루고 있으며, 미래 에너지원인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어 경제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또한, 동해의 해상 주도권을 갖는 데 있어 군사적·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합니다.
- 역사와 왜 분쟁이 되었나? 역사적으로 독도는 신라 시대(서기 512년)부터 명백한 한국의 영토였습니다. 수많은 고지도와 문헌이 이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 중에 독도를 불법적으로 자기네 땅으로 편입시켰습니다(시마네현 고시). 이후 한국이 광복을 맞이하며 독도를 되찾았지만, 일본은 여전히 1905년의 불법 편입을 근거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 현재 상황: 현재 대한민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찰(독도경비대)이 상주하며 섬을 지키고 있죠. 하지만 일본은 매년 방위백서나 외교청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싣고 있으며,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여는 등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2.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이다오 / 대만명: 댜오이타이)
두 번째는 동중국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 센카쿠 열도입니다. 이곳은 일본, 중국, 대만 세 나라가 서로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위치와 중요성: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약 170km, 일본 오키나와 서쪽으로 약 410km 떨어진 곳에 있는 무인도 그룹입니다.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1970년대 이 주변 바다 밑에 엄청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태평양으로 나아가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일본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바닷길입니다.
- 역사와 왜 분쟁이 되었나? 중국은 명나라 시대부터 이곳을 발견하고 이용해왔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일본은 1895년 청일전쟁 승리 후 이곳을 주인이 없는 땅이라며 자국 영토로 편입했습니다. 이후 2차 대전 패전으로 미국의 관할 하에 있다가 1972년 오키나와 반환 때 일본에 함께 넘어갔습니다. 중국과 대만은 “일본이 전쟁 중에 불법으로 빼앗아 간 땅이니 돌려달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 현재 상황: 현재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일본 정부가 이 섬들을 민간인에게 사들여 국유화(국가 소유로 만듦)하자 갈등이 폭발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해경 선박을 이 지역에 수시로 보내 순찰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어 군사적 충돌 우려까지 제기되는 곳입니다.
3. 쿠릴열도 남단 4개 섬 (일본 주장: 북방영토)
세 번째는 일본 북쪽, 러시아와 맞닿아 있는 쿠릴열도 문제입니다.


- 위치와 중요성: 일본 홋카이도 바로 북쪽에서 러시아 캄차카반도까지 길게 이어진 섬들의 사슬이 쿠릴열도입니다. 이 중 일본과 가장 가까운 남쪽 4개 섬(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이 분쟁 지역입니다. 이곳은 태평양과 오호츠크해를 연결하는 통로로, 러시아 함대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수산 자원도 매우 풍부합니다.
- 역사와 왜 분쟁이 되었나? 원래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서 국경이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입니다. 전쟁 막바지에 소련(현재 러시아)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이 섬들을 점령했습니다. 일본은 패전 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쿠릴열도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지만, “남쪽 4개 섬은 쿠릴열도에 포함되지 않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는 “2차 대전의 정당한 결과로 획득한 영토”라는 입장입니다.
- 현재 상황: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으며 러시아 주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일본은 경제 협력 등을 미끼로 섬을 돌려받으려 오랫동안 협상해왔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협상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
4. 오키노토리시마 (섬인가, 암초인가?)
마지막은 조금 특이한 곳입니다. 다른 나라 땅을 뺏으려는 게 아니라, 바위덩어리를 섬이라고 우기는 경우입니다.


- 위치와 중요성: 일본 본토에서 남쪽으로 무려 1,740km나 떨어진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곳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바다 영토’ 때문입니다. 만약 이곳이 ‘섬’으로 인정받으면, 일본은 그 주변 반경 200해리(약 370km)라는 엄청난 넓이의 바다를 자신들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 국토 면적보다 넓은 바다입니다.
💡 잠깐! 배타적 경제수역(EEZ)이란? 영토로부터 200해리까지의 바다로, 연안국이 그곳의 물고기나 지하자원 같은 경제적 권리를 독점적으로 갖는 구역을 말합니다. 다른 나라 배가 지나갈 수는 있지만, 허락 없이 고기를 잡거나 자원을 캘 수는 없습니다.
- 역사와 왜 분쟁이 되었나? 오키노토리시마는 원래 만조(밀물) 때가 되면 물에 잠길랑 말랑 하는 아주 작은 산호초 덩어리 두 개에 불과했습니다. 국제법상 사람이 살 수 없고 독자적인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암초’는 EEZ를 가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1980년대부터 이곳에 수천억 원을 들여 콘크리트를 붓고 인공 구조물을 만들어 파도에 잠기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이것은 섬이다!”라고 주장하며 주변 바다의 권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현재 상황: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저것은 섬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만든 시설물일 뿐이다”라며 일본의 EEZ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섬 하나 문제가 아니라 태평양 공해상의 막대한 자원과 항행의 자유가 걸린 문제입니다.
마무리하며: 바다 너머 우리가 봐야 할 것들
지금까지 일본의 주요 영토분쟁 4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왜 일본은 이렇게 영토분쟁이 많을까요? 섬나라라는 특성상 바다 경계가 불분명한 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침략의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차 대전 전후 처리 과정에서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부분들이 오늘날까지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는 것이죠. 여기에 바다 속 자원의 중요성이 커지고, 미·중 패권 경쟁과 같은 국제 정세가 맞물리면서 갈등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이러한 영토 분쟁은 단순히 땅따먹기 싸움이 아닙니다. 자원 확보를 위한 경제 전쟁이자, 동북아시아의 힘의 균형을 둘러싼 치열한 외교·안보 전쟁입니다.
특히 독도 문제에 있어서는 일본의 부당한 주장에 대해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역사적·국제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이고 단호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또한, 센카쿠 열도나 쿠릴열도 등 주변의 다른 분쟁들이 우리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바다는 연결의 통로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치열한 대립의 현장이 되기도 합니다. 냉철한 시각으로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읽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