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이 연고 언제 받은 거지?” 쌓여가는 약, 불안한 마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순간에 크고 작은 피부 트러블과 마주하게 됩니다. 기저귀 발진부터 시작해서 이유 모를 두드러기, 넘어져서 생긴 상처, 그리고 부모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아토피나 습진까지.
병원에 갈 때마다, 혹은 약국에서 약사님의 추천으로 하나둘 사 모은 연고들이 어느새 구급상자나 냉장고 문짝에 가득 쌓여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첫 아이를 키울 때 그랬습니다. 급한 마음에 처방받아왔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 약이 벌레 물린 데 바르는 거였는지, 상처에 바르는 거였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더라고요.

가장 큰 문제는 혹시라도 약을 잘못 발라서 아이 피부가 더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입니다. 특히 ‘스테로이드’라는 단어만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이죠.
오늘 이 글에서는 초보 엄마 아빠들의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 드리려 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표적인 연고들의 정확한 용도와 주의사항을 확실하게 정리해 드릴게요. 이 글을 다 읽으시면 적어도 어떤 상황에 어떤 연고를 꺼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이 생기실 겁니다.
🤓 한눈에 보는 우리 아이 상비 연고 요약표
먼저, 바쁘신 부모님들을 위해 맘카페와 소아과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요 연고들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급할 땐 이 표를 먼저 확인하세요.
| 제품명 | 주요 용도 및 특징 | 핵심 성분 분류 | 비고 |
| 비판텐 | 기저귀 발진, 유두 균열, 가벼운 상처 및 보습 | 덱스판테놀 (비스테로이드) | 데일리 사용 가능, 스테로이드/항생제 X |
| 리도맥스 | 습진, 피부염, 벌레 물린 데 (가려움 완화) | 약한 스테로이드 (전문약/일반약 구분 필요) | 장기 사용 주의, 의사 지시 따를 것 |
| 마데카솔 (케어/복합) | 비교적 가벼운 상처, 피부 재생 보조 | 센텔라아시아티카 + (네오마이신 항생제) | ‘복합’은 항생제 포함, 재생 초점 |
| 후시딘 | 깊거나 세균 감염 우려가 있는 상처 | 퓨시드산나트륨 (항생제) | 침투력 좋음, 내성 주의 |
| 에스로반 (베아로반) | 농가진, 모낭염 등 세균성 감염 피부 질환 | 무피로신 (항생제) | 후시딘보다 강한 항생 효과 필요시 사용 |
| 오라메디 | 입안 헐었을 때, 구내염 | 트리암시놀론 (스테로이드) | 구강 점막용, 소량 사용 |
| 락티케어/더마톱 등 |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 등 다양한 습진 | 스테로이드 (강도 상이함) | 반드시 의사 처방 및 지도하에 사용 |
참고: 리도맥스, 락티케어, 더마톱, 트레신 등은 모두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외용제입니다. 강도와 성분이 다르므로 아래 상세 설명을 꼭 확인하세요.
✅ 헷갈리는 연고, 하나하나 뜯어보기

1. 육아 필수템, 국민 연고 ‘비판텐’
- 용도: 거의 모든 아기 키우는 집에 하나씩은 있죠. 주성분인 덱스판테놀은 비타민 B5 전구체로,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보습 및 재생을 돕습니다. 기저귀 발진 예방 및 치료, 수유부의 유두 균열, 아주 가벼운 긁힌 상처나 건조한 부위에 수시로 바르기 좋습니다.
- 특징: 스테로이드와 항생제가 없습니다. 내성 걱정 없이 매일 발라도 안전한 ‘순한 맛’ 연고입니다. 제형이 꾸덕해서 바르기 힘들지만, 그만큼 보호막 역할도 확실히 합니다.
2. 상처 연고의 양대 산맥: ‘후시딘’ vs ‘마데카솔’
이 둘을 언제 구분해서 써야 할지 가장 많이 헷갈리시죠? 핵심만 기억하세요.
- 후시딘 (세균 잡는 항생제): 침투력이 좋아 딱지가 앉은 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흙바닥에 넘어져서 상처가 깊거나, 지저분해서 세균 감염이 걱정될 때 1차로 선택합니다. 단, 항생제이므로 일주일 이상 장기 사용은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 마데카솔 (새살 돋는 재생): ‘센텔라아시아티카’ 성분이 피부 재생을 돕습니다. 편의점용(의약외품)은 항생제가 없고, 약국용(복합 마데카솔)은 약한 항생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깨끗하고 얕은 상처나, 상처가 아물어갈 때 흉터 예방 목적으로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3. 두렵지만 필요한 존재, ‘스테로이드 연고’ (리도맥스, 락티케어, 더마톱 등)
아토피나 심한 침독, 접촉성 피부염으로 병원에 가면 주로 처방받는 약들입니다.
- 용도: 염증을 가라앉히고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가 긁어서 2차 감염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 주의사항: 스테로이드는 강도에 따라 1등급(가장 강함)부터 7등급(가장 약함)으로 나뉩니다. 아기들에게는 주로 5~7등급의 약한 제제가 처방됩니다.
- 리도맥스/락티케어 HC: 비교적 순한 편에 속해 소아과에서 초기 단계 습진에 많이 처방합니다. (리도맥스는 전문의약품으로 변경되어 처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더마톱/트레신 등: 리도맥스보다 조금 더 강한 단계가 필요할 때 의사의 판단하에 처방됩니다.
- 핵심 사용법: “스테로이드는 무조건 나쁘다”며 바르지 않고 버티는 것은 오히려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정해준 기간과 횟수를 지켜 ‘단기간에 확실하게’ 치료하고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절대 부모님의 임의 판단으로 장기간 사용하거나 갑자기 중단하지 마세요.

4. 기타 특수 목적 연고들
- 에스로반 (무피로신): 후시딘과 같은 항생제 연고지만 계열이 다릅니다. 주로 코 주변에 자주 나는 농가진이나 모낭염 등에 효과적입니다. 세균성 피부 질환이 의심될 때 의사 지시에 따라 사용합니다.
- 오라메디/페리덱스: 구내염 치료제입니다. 입안 점막에 바르는 만큼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어도 흡수율을 고려해 만들어졌지만, 아이가 삼킬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부위에 소량만 사용해야 합니다. (오큐라신은 안연고로, 눈 주위 사용 시 반드시 안과 처방이 필요합니다.)
⚠️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성분’ 이야기
약 상자 뒷면의 깨알 같은 글씨, 머리 아프시죠? 딱 두 가지만 주의 깊게 봐주세요.
- 항생제 성분 (Antibiotics): 이름이 ‘~신(cin)’, ‘~시드산’, ‘무피로신’ 등으로 끝나는 경우 항생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예: 퓨시드산(후시딘), 네오마이신(마데카솔 복합), 무피로신(에스로반)).
- 주의점: 감염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예방 목적으로 너무 자주 바르거나 너무 오래 바르면 내성이 생겨 나중에 진짜 필요할 때 약이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스테로이드 성분 (Corticosteroids): ‘히드로코르티손’, ‘프레드니솔론’, ‘트리암시놀론’, ‘데소나이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 주의점: 마법처럼 피부가 깨끗해지지만, 부작용(피부 얇아짐, 혈관 확장 등)의 위험이 공존합니다. 반드시 ‘의사의 처방’ 하에 등급에 맞는 약을 정해진 용법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얼굴이나 기저귀 부위는 흡수율이 높아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참고할 만한 공신력 있는 사이트:
- 약학정보원 (health.kr) : 약 이름을 검색하면 정확한 성분과 효능,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nedrug.mfds.go.kr) : 의약품의 공식적인 허가 정보와 안전 정보를 제공합니다.
🫶 약은 부모의 사랑과 의사의 전문성이 만날 때 빛을 발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아이 키우며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연고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조금 정리가 되셨나요?
제가 선배맘으로서 마지막으로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아이의 작은 상처나 트러블에도 마음이 쓰여 뭐라도 발라주고 싶은 그 마음, 너무나 잘 압니다. 하지만 정확한 용도를 모르는 약을 “예전에 발랐을 때 괜찮았으니까”라는 생각으로 함부로 바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연고의 용도가 헷갈린다면 과감히 버리거나, 반드시 소아과 의사나 약사에게 들고 가서 확인을 받으세요. 특히 스테로이드제는 전문가와 상의 없는 사용은 절대 금물입니다.
오늘도 아이의 작은 변화에 가슴 졸이며 밤잠 설치는 모든 초보 엄마 아빠들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세심한 관심과 올바른 정보가 우리 아이의 건강한 피부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