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육아하는 소쿨이 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인구 절벽’, ‘저출산 위기’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이런 거창한 사회적 이유 때문에 출산을 결정하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오히려 막상 첫째를 낳아 기르다 보면, 육아의 현실적인 매운맛을 경험하고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는 부부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희 부부 역시 수많은 밤을 고민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 체력적인 한계, 그리고 첫째에 대한 미안함까지… 하지만 결론적으로 저희는 둘째를 맞이했고, 지금은 두 아이의 부모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저희 부부가 어떻게 둘째를 결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실제 두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현실적인 ‘매운맛’과 그보다 더 큰 ‘단맛’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둘째를 고민 중인 육아 동지들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1. 우리는 어떻게 ‘둘째’라는 용기를 냈을까? (결심의 조건)
둘째를 갖는다는 건 단순히 가족 구성원이 한 명 늘어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 부부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점검했던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부부의 완전한 합심
육아는 장기전입니다. 엄마나 아빠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강요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여정이죠. (물론 뜻하지 않게 찾아오는 축복도 있겠지만) 계획 임신이라면 부부 두 사람의 의지가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 저희는 서로가 둘째를 간절히 원했기에, 닥쳐올 어려움도 함께 감당하겠다는 무언의 전우애가 있었습니다.
2) 냉철한 경제 상황 점검
대한민국에서 육아는 곧 ‘비용’입니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교육, 문화생활, 여행 등의 퀄리티를 첫째 때와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낙관보다는, 현재 우리 가정의 소득과 미래 지출을 현실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3) 첫째 아이의 성향과 마음
“아이가 동생 싫대서 안 낳아요”라는 말, 핑계 같지만 사실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첫째가 예민하거나 질투가 심하다면 둘째 육아는 몇 배로 힘들어집니다. 다행히 저희 첫째는 친구나 동생들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첫째의 정서적 수용력도 부모가 고려해야 할 큰 산 중 하나입니다.
4) 새로운 우주를 맞이할 자세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둘째는 단순히 숫자 ‘1’이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하나의 인격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는 일입니다. “부모 욕심에 하나 더”라는 가벼운 생각보다는, 우리 세 가족이 새로운 구성원을 진심으로 축복하고 받아들일 그릇이 되었는지를 스스로에게 되물었습니다.

2. 각오했지만 더 맵다! 둘을 키울 때의 현실적 어려움
막상 닥친 ‘둘 둘 육아’의 현실은 상상보다 녹록지 않았습니다. 낭만만 가지고 덤비기엔 뼈아픈 현실들이 존재합니다.
- 경제적 부담 (1+1=2가 아니다): 단순히 식비만 느는 게 아닙니다. 옷이나 장난감을 물려 입힌다고 해도, 체감상 비용은 1.5배에서 1.8배로 껑충 뜁니다. 학원비, 병원비, 그리고 두 배로 드는 각종 입장료까지 통장은 빠르게 가벼워집니다.
- 체력의 고갈: 부모의 나이도 그만큼 들었습니다. 밥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기본 케어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아이들 간의 다툼을 중재하고 화해시키는 ‘감정 노동’까지 더해지니 체력 소모가 상당합니다. 퇴근 후 육아 출근이라는 말이 뼈저리게 다가옵니다.
- 사라진 ‘나’의 시간: 아이가 하나일 땐 배우자와 번갈아 가며 자유시간(운동, 모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둘이 되니 ‘독박 육아’를 하는 배우자에게 미안해서라도 외출이 꺼려집니다. 2:1 케어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부담이기 때문이죠. 자연스레 개인 취미 생활은 빈도수가 확연히 줄어들게 됩니다.
- 늘어가는 미안함: 두 아이에게 공평한 사랑을 주고 싶지만, 몸은 하나입니다. 놀이할 때나 책을 읽어줄 때 서로 부모를 차지하려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립니다. “하나만 키웠으면 온전히 사랑해 줬을 텐데, 내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사랑을 나눠 갖는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불쑥 찾아오기도 합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돌아가도 ‘둘’을 택할 이유
그럼에도 누군가 “그래서 후회하나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할 것입니다. 힘듦을 상쇄하고도 남는, 둘째가 주는 기쁨과 가치는 분명합니다.
1) 4인 가족이 주는 완벽한 안정감
다리가 3개인 의자도 설 수는 있지만, 다리가 4개인 의자가 주는 안정감과는 다릅니다. 저는 둘째가 태어나고 우리 가족이 4명이 되었을 때, 비로소 퍼즐이 완성된 듯한 ‘꽉 찬 안정감’을 느꼈습니다. 세 식구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 든든한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완성된 기분입니다.
2) 부모는 줄 수 없는 ‘형제’라는 선물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영역을 형제가 채워줍니다. 둘이서 꺄르르 웃으며 노는 모습을 볼 때, 서로 챙겨주고 때론 싸우며 타협하는 과정을 볼 때 느낍니다. 훗날 우리가 세상에 없을 때, 이 아이들은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내 편이 되어줄 것입니다. 혼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사회성(기다림, 양보, 협동)을 가정 안에서 자연스레 배우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3) “점점 더 편해진다”는 선배들의 말은 사실
“애들 좀만 크면 지들끼리 놀아서 더 편해~”라는 선배들의 말, 반신반의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를 찾지 않고 둘이서 역할 놀이를 하며 노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그때 부모는 흐뭇하게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현실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마치며: 흔들리는 부모님들에게 드리는 응원
지금 이 글을 읽으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계신 예비 둘째 부모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둘째를 갖는다는 건,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을 다시 한번 아이에게 내어주겠다는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무턱대고 “낳으면 다 키워진다”라는 무책임한 말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리한 임신과 출산은 부부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할 만한 가치가 있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자신 있게 “그렇습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와는 또 다른 결의 사랑스러움, 엄마 아빠를 반반씩 닮은 두 생명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의 단단함. 이 행복은 겪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벅찬 감동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시든, 그 선택은 우리 가족을 위한 최선의 답일 것입니다. 부디 부부가 충분히 대화하시고 행복한 결론을 내리시길 응원합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선택에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참고하면 좋은 사이트
- 아이사랑 포털 (임신육아종합포털): 정부 지원 정책, 아이 돌봄 서비스, 어린이집 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 계획을 세울 때 정부 지원금을 확인해보세요.
- 복지로: 첫만남이용권, 부모급여, 아동수당 등 다자녀 혜택 및 모의 계산을 해볼 수 있습니다.